투 구 꽃
사진/글 : 靑馬(천웅희)
금대봉
오르막 길 섶
보라빛 투구꽃
따사로운 가을 햇살
구부린 목 간지럼 태우고
꽃잎에 맺힌 하얀 아침 이슬
진한 자주빛 수정으로 되었다
차마 구를세라, 떨어질세라
바람도 비껴가고
넓은 잎새는 아직
나비의 잠자리로 고이 덮여있고
진한 향기는
보라빛 주머니를 헤집고 나와
가슴 깊이 스며든다.
내 친구 닮은 네 모습
지금도 눈에 선한데
차마 그 곱디 고운 꽃잎 질세라
너를 처음 보고부터
다가오는 가을이
왜 이리 두렵고 미워질까?
2013년9월 9일 금대봉 매봉산에서 만난 투구꽃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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