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물어 가는 초가을 오후
정원의 매미들이 목놓아 울고 있습니다.
가는 여름이 서러운지..
무엇이 그리 슬픈지..
애절히 우는 매미소리에 나도 서러워
차 한잔 앞에두고 그냥 하늘을 보았습니다.
이내 가슴이 아프고 시려오는데
차잔속에 덩그런히 내려앉은 그리운 얼굴
이내 생겼다가 이내 사라지고...
사라졌다간 이내 다시 또 비처옵니다.
그래서 도저히 그 차를 마실수가 없습니다.
찿잔속에 얼굴을 보며
무엇이 이 마음을 흔드는지..
또 가슴을 시리게 하는지..
아마도 나이가 들고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라고
내 자신을 그리 위로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내 자신이 너무 안따까와서
매미따라 덩달아 울어보려 했지만
찿잔속의 얼굴이 나를 보고있고
더 큰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뛰처 나올까봐
그냥 그냥 꾹 참았습니다.
결국 가슴 시린 날이 되어버려
차마저 마시지 못하고
식어버린 찿잔속에 고여있는 얼굴을 보며
내 옷깃에 그리운 그대의 향기 살포시 적셔
파란 하늘에 떠가는 뭉개구름타고
훨훨 가을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되게 그립고 보고 싶어서....
신묘년 음력 팔월 열엿세날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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