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2월29일 백덕산 산행에서
사진/글 : 靑馬(천웅희)
소원 주머니
백덕산 오르는 능선 설대는
두툼하고 하얀 눈 이불속에서
졸린 눈 비비며 배시시 일어나고
아침햇살 내려 살며시 어루만질때
이내 시린 칼 바람 스처 지나
열린 옷깃 여미고 옆을 돌아보니
미처 떠나지 못한 가련한 낙엽
무거운 고개들며 젖은 몸 추수린다.
어젯 밤 달빛 머문 흐트러진 억새
가느다란 허리춤의 한가닥 곁잎에
소원 하나 넣은 작은 주머니 달고
뚜벅 뚜벅 무거운 발길 옮기는데...
저 만치 앞서가는 12월의 겨울
가슴 시린 아픈 통증만 내려놓고
굽은 길 모퉁이 서둘러 돌아가기에
무심코 따라간 시선 끝에 맺힌 그리움
텅 빈 가슴으로 아쉬움 가득 밀려와
소리내어 불러 불러 보았지만
소리는 목에 머물며 나오질 않고
흰 발자욱에 그리움이 다시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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